지난 6월 13일 낮 12시 경기 수원시 금곡동의 한 카페. 출입구로 들어서려 하니 유리문에 붙은 하얀색 종이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유아 및 아동 동반 입장 제한합니다.’ 통유리로 만든 벽 너머 보이는 외부 전경이 시원해 보였다. 맑은 날씨 때문인지 카페 외부 잔디밭에 마련된 세 개의 테이블은 한 자리를 제외하고 모두 차 있었다. 카페 내부는 넓게 배치된 테이블로 인해 실내가 탁 트였다. 잔잔한 음악이 실내 분위기를 더욱 차분하게 했다. 20대로 보이는 젊은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각자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image6]역사상 가장 유명한 복싱의 황제가 영면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를 비롯한 숱한 어록을 남긴 복서 무하마드 알리(1942~2016). ‘나비’는 ‘알리 스텝’이라 명명된 춤추는 듯한 풋워크, ‘벌’은 역사상 최강이라 평가받는 그의 왼손 잽을 가리킨다. 1964년 WBC·WBA 통합챔피언 자리에 오른 무하마드 알리는 20년 가까이 활약하며 1970년대 세계 복싱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알리는 프로복싱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알리를 유명하게 한 것은 복싱만이 아니다. 흑인 차별에 항의해 이슬람교로 개
사랑샘은 2012년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대한변협사랑샘재단으로 시작해, 지난해 11월 대한변협으로부터 독립한 재단법인이다. 주로 젊은 변호사들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지난 3월 22일 서울 서초구 2호선 교대역 근처에 위치한 재단법인 사랑샘 사무실을 찾아 오윤덕(74) 변호사를 만났다. 20여년간 판사 생활을 했던 오 변호사는 현재 재단법인 사랑샘의 이사장이다. 1994년 퇴직 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재단법인 사랑샘은 오 이사장의 아이디어가 단초가 됐다. 2001년 어느날 오 이사장의 부인 권혜옥씨가 일중독에 빠져 지내던 남편에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시장 초입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노란 천막 하나가 설치된다. 인터넷 카페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유행사)’이 진행하는 캠페인 현장으로, 주인을 잃어버렸거나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들이 새 주인을 만나는 곳이다. 지난 3월 12일 토요일 오후 1시, 유행사가 개최한 캠페인 현장을 찾았다. 노란 천막 좌우로 유기동물에 대해 알리고 입양에 대해 설명하는 알림판들이 늘어서 있었다. ‘우리는 분명히 좋은 가족이 될 수 있어요’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등.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귀여운
“전국~~~노래자랑!”관중의 우렁찬 함성 소리 끝에 딩동댕동, 실로폰 소리가 울리고 익숙한 리듬이 흘러나왔다. 전국노래자랑은 1980년부터 KBS의 매주 일요일 오후 12시를 장식하는 프로그램. 매주 13~15% 사이의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전국노래자랑 사회자 송해씨를 안다.전국노래자랑 팬이라면 방송을 보다 드는 의문이 있다. 방청객 맨 앞자리, 분명 지난번에도 봤던 것 같은 사람들이 또 연속해서 보여서다. 매회 빨간 등산복 커플티를 입은 채 방청객을 지키는 부부. 그들은 타인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
“환자가 있기 때문에 가는 겁니다.” 25년간 교도소에서 수요일마다 무료 진료 봉사를 하는 치과의사 김양근(52) 원장의 말이다. 김양근 원장과는 지난 1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전화 인터뷰를 했다. 제주시에서 김양근치과의원을 운영하는 그는 병원 환자 돌보랴 교도소 환자 돌보랴 빈틈없는 스케줄로 일주일을 보내는 사람이다. 그런 까닭에 전화 인터뷰 역시 촉박하게 진행됐다.제주 교도소의 수감자는 600여명. 하지만 의사는 한 명뿐이다. 수요일 오후 점심시간인 12시부터 2시간 정도. 그가 돌봐야 하는 환자는 평균 하루 15~20명이다.
지난 1월 12일 서울시 중랑구에 위치한 서울의료원 1층 북한이탈주민 상담센터를 찾았다. 종합안내판에는 상담센터에 대한 안내가 있었지만 따로 호실(號室)을 표기하지는 않아 찾는 데 애로가 있었다. 북한이탈주민 상담센터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탈북자들이 여러 가지 의료상담과 심리상담을 하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곳이다. 오전 11시쯤 80대 할머니가 상담을 받으러 왔다. 기자가 이름을 묻자 이 할머니는 깜짝 놀라며 이름을 말하는 것을 꺼렸다. 이름이 노출되면 중국에 남은 가족들에게 해가 될까 염려해서다. 할머니는 북한을 벗어났음에도 가족
[image1]중동 테러리즘홍준범. 청아출판사. 1만5000원전 세계가 IS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테러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저자는 외교관으로 근무하며 30년 이상 중동 문제를 연구한 ‘중동통’이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을 이슬람 근본주의자 및 다른 무슬림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가 바라본 중동 정세는 어떻고 해결책은 무엇일까.[image2]카인주제 사라마구. 해냄. 1만4500원구약성서에 따르면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인 인류 최초의 살인자다. 동생을 죽이고 도망친 카인은 이후 어떻게 살았을까. 소설 속 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번역해 한국 번역계에 논쟁을 불러일으킨 번역가 이정서가 이번에는 ‘어린 왕자’의 새로운 번역본을 냈다. 그는 역본을 내며 “기존 번역본에는 심각한 오역(誤譯)이 몇 가지 있었다”고 했다. 이씨가 꼽은 대표적 오역은 다음과 같다.‘어린 왕자’ 22장에서 어린 왕자는 철로 관제사와 ‘조명이 켜진 특급열차’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원문에서 그들은 ‘Bonjour(안녕·아침에 만났을 때 하는 인사)’라고 인사한다. 아침에 쓰는 표현이다. 기존 번역에서는 모호한 인사말과 열차에 조명이 켜져 있다는 표현이 맞물려 독
옛 그림에서 정치를 걷다허균. 북오션. 1만6000원안견의 ‘몽유도원도’, 김홍도의 ‘단원도’ 등 조선시대 사대부가 남긴 그림을 통해 왕과 선비들의 정치적 신념과 이상을 들여다본다. 풍속도와 달리 정적이고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사대부의 그림은 사실 그들이 꿈꾼 이상을 표현해 놓은 정치적 산물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가득한 ‘정치의 숲’을 거닐어 보자.젖은 모래 위의 두 발안도핀 쥘리앙. 열린책들. 1만1800원두 살 딸에게 닥쳐온 불치병. 작가는 딸의 두 번째 생일부터 이듬해 크리스마스 이브까지의 여정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죽